이번에는 오랜만에 내분비 쪽에 글을 쓰게 되었다. 저번에 부신의 구조와 기능(링크)에 대하여 간단하게 다룬 적이 있으니 이어서 부신 질환들을 하나씩 다루려고 하는데, 구조상 바깥쪽에 해당하는 질환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그래서 먼저 일차성 알도스테론증에 대한 글을 쓰고, 나중에 쿠싱이나 크롬친화세포종 쪽을 작성할 예정이다. (그걸 바로 다음 주에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차성 알도스테론증 (Primary Aldosteronism)
부신의 구조 상 가장 바깥쪽에 있는 zona glomerulosa에서는 mineralocorticoid를 분비하는데, 대표적인 물질은 알도스테론(aldosterone)이다. 그리고 이 알도스테론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경우를 알도스테론증(aldosteronism)이라 한다.
알도스테론증은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뉘는데, 일차성 알도스테론증(primary aldosteronism)은 부신 자체의 문제로 인해 알도스테론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알도스테론의 분비는 RAS(renin-angiotensin system)의 영향을 받으므로, 부신은 정상이나 RAS의 활성화에 의해 알도스테론의 분비가 증가하는 경우를 이차성 알도스테론증(secondary aldosteronism)이라 한다.
일차성 알도스테론증의 주원인은 알도스테론 분비 선종(aldosterone-producing adrenal adenoma, APA)과 특발성 고알도스테론증(idiopathic hyperaldosteronism, IHA)이다. '특발성'이라는 이름답게 IHA는 정확한 발생 원인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1) 증상
일차성 알도스테론증의 주 증상은 고혈압과 저칼륨혈증이다. 엄밀히는 증상이라기보다는 검사 결과에 가깝기는 한데, 이외에 특이적인 증상이 딱히 없는 건 사실이다. 조금 더 환자가 직접 느끼는 증상들로 말해 보면 두통이나 근무력감, 피로, 손발 저림, 다뇨, 야간뇨 등이 있을 수 있다. (두통은 당연히 고혈압이 심한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고 나머지는 저칼륨혈증으로 인한 증상들이다)
왜 고혈압과 저칼륨혈증이 발생하는지는 알도스테론의 작용 효과를 생각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저번 부신의 구조와 기능 쪽에 작성했던 문단을 일부 가져와 보면, 알도스테론은 신장 세뇨관의 집합관(collecting duct)에 작용하여 Na의 재흡수와 K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 과정에서 수분 역시 재흡수가 증가하므로 혈액량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혈압은 상승하게 된다. 추가로 칼륨의 감소에서 항상 생각해야 하는 대사성 알칼리증(metabolic alkalosis)도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만 보면 소변량이 반대로 감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늘어난 혈압으로 인한 이뇨 효과와 저칼륨혈증의 영향(헨레고리 요농축능 저하, 집합관 주세포 AQP2 감소 등) 때문에 소변량은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다뇨, 야간뇨, 다음(多飮, polydipsia)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인데, 이들은 당뇨병의 증상이기도 하므로 진단을 위해서는 당뇨병의 R/O이 필요하다.
(2) 진단
증상을 보면 알겠지만 일차성 알도스테론증은 환자가 고혈압과 저칼륨혈증을 동시에 보일 때 의심하게 된다. 물론 고혈압에 대한 약물치료로 이뇨제(thiazide 등)를 사용하여 칼륨이 감소하였을 수도 있으므로 이 점은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칼륨이 낮지 않더라도 고혈압 자체의 양상이 이차성 고혈압을 암시하는 경우(젊은 나이, 정도가 심함, 약물로 잘 조절되지 않음 등)에도 이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진단은 크게 3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선별검사 → 확진검사 → (확진 시) 원인검사 순이다. 선별검사는 간단하게 혈액에서 직접 레닌과 알도스테론을 측정하는 것인데, 이 둘의 비율인 ARR(aldosterone-renin ratio)을 확인하게 된다. 만약 검사 결과 ARR(ng/dL per ng/mL/hr)이 20~30 이상이고 plasma aldosterone이 15~20 ng/dL 이상이면 일차적으로 진단을 내리게 된다. 검사 결과의 해석에서 주의할 점은 복용 중인 약물(특히 고혈압 약물)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인데, 특히 spironolactone과 같은 aldosterone antagonist는 영향을 크게 미치므로 검사 전 4주 정도는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일차성 알도스테론의 확진을 위해서는 레닌 분비가 억제된 상황에서도 알도스테론 분비는 억제되지 않음을 확인해야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체액량을 인위적으로 증가(volume expansion)시키는 생리식염수 부하 검사(saline loading test)가 흔히 사용된다. 다만 체액량 증가가 곤란한 상황(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심부전, 저칼륨혈증 등)에서는 검사의 시행이 제한될 수 있다. 이외에 경구 염분 부하 검사(oral sodium loading test)나 캡토프릴 부하 검사(captopril(ACEi) challenge test) 등을 시행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 진행하여 일차성 알도스테론증을 확진하였다면 다음 단계로 원인이 APA인지 IHA를 감별해야 한다.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abdominal (adrenal) CT로, adrenal mass를 비교적 간단하게 발견할 수 있다. 다만 정확도가 그리 높은 검사는 아니기 때문에(adenoma는 크기가 작은 경우가 많아 잘 안 보일 수 있다), mass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원인이 IHA인 것으로 결론을 내리지는 않고 추가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추가 검사는 AVS(adrenal vein sampling)를 시행하게 된다. 이는 부신 정맥에 직접 카테터를 삽입하여 혈액을 채취한 후 각각의 호르몬 농도를 확인하는 검사인데, 제대로 된 해석 방법은 조금 복잡하므로 여기서는 간단하게 「한쪽 정맥의 알도스테론 농도가 반대쪽에 비해 매우 높으면 unilateral adenoma로 판정한다」라고만 적어 두겠다.
(3) 치료
치료는 간단하게 APA는 수술적 절제, IHA는 약물 치료가 원칙이라고 알면 된다. 사용하는 약물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데, aldosterone antagonist인 spironolactone이나 eplerenone이다. (참고: 이뇨제) 만약 IHA에서 약물을 사용하였음에도 심한 저칼륨혈증이 지속될 경우 양측 부신 절제술(bilateral adrenalectomy)을 고려할 수 있다.
참고) 파워내과 10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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