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다시 내분비 카테고리에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사실 계속 카테고리를 하나씩 추가하고 거기에 글을 3개씩 쓸 수는 없으니 결국 과거 카테고리로 돌아올 필요가 있기는 한데, 호흡 바로 전 카테고리인 내분비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 이 글을 포함해서 당분간은 적당히 아무 분야나 내가 다시 공부하고 싶은 내용을 글로 작성할 예정이다.
골다공증
아직 골다공증 자체에 대한 글은 작성하지 않았으니, 일단 임시로 여기에 간단하게 골다공증에 대한 내용을 작성해 두었다. 골다공증은 「골강도의 약화로 골절 위험이 증가하는 질환」인데, 골강도(bone strength)는 골량(quantity)과 골질(quality)에 의해 결정된다. 골량은 골밀도(bone mineral density, BMD)라고 보면 되는데, 뼈조직에 얼마나 무기질이 많이 있는지를 의미한다. 골강도의 대부분은 골밀도에 의해 결정되므로, 골다공증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골밀도라 보면 된다.
자연적으로 골밀도는 30대 후반부터 나이를 먹을수록 점차 줄어들게 된다. 골다공증에 사용하는 약물의 경우 뼈에서 발생하는 골재형성(bone remodeling)이라는 과정에 관여하여 줄어든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골절 위험을 감소시킨다. 이 과정에는 여러 세포들이 관여하기 때문에, 먼저 뼈에 있는 세포들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구해온 이 사진에는 4종류가 표시되어 있는데, 뼈에는 총 5종류의 세포가 존재한다. 각각의 이름은 뼈선조세포(osteogenic cell), 뼈모세포(osteoblast), 뼈세포(osteocyte), 뼈표면세포(bone-lining cell), 뼈파괴세포(osteoclast)이다.
이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건 성숙한 뼈세포인 osteocyte지만, 골다공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세포들은 뼈를 재흡수하는 osteoclast와 뼈기질을 분비하는(형성하는) osteoblast이다.
앞서 언급한 골재형성(bone remodeling)은 우리 몸에서 오래되거나 손상된 뼈를 흡수하고 새로운 뼈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대략 활성화(activation), 재흡수(resorption), 전환(reversal), 형성(formation), 무기질화(mineralization)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osteoclast는 재흡수 과정에, osteoblast는 형성 과정에 주로 관여하게 된다.
골다공증 약물
골다공증에 사용하는 약물은 크게 2가지(골흡수 억제제, 골형성 촉진제)로 나눌 수 있다. 골재형성의 다섯 과정 중 재흡수(=osteoclast) 과정에 관여하는 약물이 골흡수 억제제이고, 형성(=osteoblast) 과정에 관여하는 약물이 골형성 촉진제이다.
+ 아래에 서술한 골다공증 약물들 말고도, 기본적으로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칼슘과 비타민 D의 보충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골흡수 억제제 (Antiresorptive agents)
(1) Estrogens
뼈의 재흡수 과정에 관여하는 주요 세포는 osteoclast이다. 이 osteoclast의 분화(활성)를 조절하는 주요 인자로 RANKL과 OPG(osteoprotegerin)이 있는데, RANKL은 osteoclast를 활성화시키고 OPG는 반대로 활성화를 억제한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뼈에서 osteoblast가 RANKL을 생성하는 것을 억제하고 OPG를 생성하는 것을 증가시켜 osteoclast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폐경기 여성이 골다공증에 잘 걸리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에스트로겐을 장기간 투여하게 되면 BMD의 증가와 골절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산부인과 쪽 내용을 공부하면 알겠지만, 에스트로겐을 투여할 때는 항상 자궁의 유무를 확인하고 자궁이 있으면 E+P 조합을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에스트로겐을 사용하면 안 되는 경우(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 혈전증 등)에는 당연히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2) SERM (selective estrogen receptor modulator)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는 이름대로 estrogen receptor에 결합하여 조직에 따라 agonist와 antagonist의 효과를 모두 나타내는 특이한 약물이다. 정확히는 골다공증에 사용하는 약물인 만큼 뼈에는 estrogen agonist로 작용하고, 유방에는 estrogen antagonist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약물에는 Raloxifene, Bazedoxifene 등이 있다. (Tamoxifen은 골다공증에는 안 쓰는 것 같다)
많이 사용하는 Raloxifene의 경우 사실 골밀도 증가 효과는 estrogen이나 bisphosphonate의 절반 정도밖에 없지만, 척추골절 예방 효과는 저들과 비슷하다. 그러니 특히 척추골절의 예방이 필요할 때 사용하면 유용하다. (그리고 유방암 예방 효과도 있다) 부작용으로는 열성 홍조(hot flush)와 하지 통증이 있고, 에스트로겐과 비슷하게 DVT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3) Bisphosphonate
가장 대표적인 골다공증 치료제는 바로 이 bisphosphonate 계열 약물이다.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bisphosphonate는 화학적으로 P-C-P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데, 이 구조 덕분에 뼈와 잘 결합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remodeling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부위에 잘 결합하기 때문에 그 부위에 bisphosphonate가 축적되게 되는데, osteoclast가 활동을 개시하면 방출되어 osteoclast들의 기능을 억제하고 수를 감소시킨다.
Bisphosphonate는 경구 투여를 하는 oral 제제와 주사를 맞는 IV 제제가 모두 개발되어 있다. 경구 투여를 할 경우 생체이용률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최대한 흡수를 많이 하게끔 공복 상태의 아침에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복용을 해야 한다. 문제는 부작용으로 UGI discomfort(속쓰림, 식도염 등)가 있어 생각보다 순응도가 높지 못하다는 점이다.
IV 제제는 3개월이나 1년에 한 번 주사를 맞으면 되는데, 경구 투여가 아니므로 UGI discomfort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bisphosphonate 계열 약물에는 Alendronate, Risedronate, Ibandronate, Zoledronate 등이 있다. (Ibandronate가 3개월 주사이고, Zoledronate가 1년 주사이다)
추가로 약물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매우 드물게 발생하기는 하나 심각한 부작용으로 턱뼈괴사(osteonecrosis of the jaw)나 비전형 대퇴골절(atypical femur fracture)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비전형 대퇴골절의 경우 대퇴골의 stress 부위(주로 바깥쪽)에 bisphosphonate가 과도하게 축적되어 골재형성을 억제함에 따라 그곳의 fragility가 높아져 쉽게 부러지게 되는 것으로, 발생한다면 바로 bisphosphonate 복용을 중단해야 하고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추가로 PTH 같은 골형성촉진제도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4) Denosumab
Denosumab은 앞서 말한 osteoclast의 분화(활성)를 조절하는 주요 인자인 RANKL에 결합하여 RANKL이 osteoclast에 결합하는 것을 막는 단클론항체이다(anti-RNAKL mAb).
Denosumab은 뼈에 장기간 축적되는 bisphosphonate와는 다르게 약제 중단 시 효과가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에, 반동으로 osteoclast의 활동이 급격히 증가해 bone loss가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다(골밀도의 급격스러운 감소). 이를 예방하기 위해 denosumab의 중단 시 잠시 동안 bisphosphonate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부작용으로는 저칼슘혈증이 발생할 수 있고, bisphosphonate처럼 장기간 사용 시 드물게 턱뼈괴사나 비전형 대퇴골절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골형성 촉진제 (Bone-forming agents)
(1) PTH (Teriparatide)
부갑상샘에서 분비되는 PTH(parathyroid hormone)는 혈액 속의 Ca 농도를 높이기 위해 뼈에서 osteoclast의 활성도를 증가시킨다. 여기서 효과가 끝이라면 골다공증에 사용하지는 못할 테지만, 이 PTH를 간헐적으로 투여하게 되면 osteoblast의 성장이 늘어나 골형성(bone formation)을 크게 자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resorption도 일어나지만 formation이 더 많이 일어나게 된다)
Teriparatide는 재조합 인간 부갑상샘 호르몬(recombinant human PTH)으로, 다른 골흡수 억제제와 마찬가지로 투여 시 골밀도 증가와 골절 감소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앞서 말한 대로 골형성이 증가하게 되므로, 추가로 골조직 증가와 골미세구조 회복 효과도 나타나게 된다.
사용 시 주의할 점으로는 일단 PTH인 만큼 혈액 내 Ca 농도가 올라가 고칼슘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있고, 현실적인 측면으로 피하주사로 투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 or 매주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점이 있다. 그리고 투여가 허가된 기간은 18~24개월까지만 되어있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할 수도 없다.
(2) Romosozumab
Romosozumab은 osteocyte에서 분비되는 sclerostin의 작용을 차단하는 단클론항체이다(anti-sclerostin mAb). Sclerostin은 Wnt pathway를 통해 osteoblast의 bone formation은 억제하고 osteoclast가 전구세포에서 성숙하는 과정을 촉진함으로써 bone resorption을 증가시킨다. Romosozumab은 이 작용을 차단함으로써 골형성 촉진과 골흡수 억제의 두 가지 효과를 모두 나타낸다. (이것도 최대 12개월까지만 사용이 허가되어 있다)
+ 연구 결과 Romosozumab을 복용하였더니 cardiovascular risk가 증가되었다는 결과가 나와, CVD 위험군에는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참고)
로스 조직학 제7판 (번역본)
이우주의 약리학 강의 제8판
파워내과 10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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