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 내분비 카테고리로 돌아온 김에, 이상지질혈증에 사용하는 약물도 정리하고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약물을 다루는 글을 바로 작성하기로 했다. 어쩌다 보니 내분비 카테고리가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게 되었네? 이렇게 된 김에 모든 카테고리 글 수를 5개로 맞출까?
이상지질혈증 (Dyslipidemia)
이상지질혈증은 사실 고지혈증이라고 더 많이 부르는 것 같은데, 엄밀히 말하면 고지혈증보다는 이상지질혈증 쪽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밑에서 설명하겠지만 지단백 중 HDL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라서 이상지질혈증에는 HDL 감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서 3대 영양소라 하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의미하는데, 이 중 지방은 일반적으로 중성지방(triglyceride, TG)을 의미한다. 그리고 중성지방 외에도 콜레스테롤(cholesterol)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 2가지가 우리 몸의 주요 지질(lipid)이다. 간단하게 지질이라는 카테고리 아래에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있다고 알아 두자.
지질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다른 영양소처럼 그냥 혈액 속에 존재할 수가 없다. 따라서 지질은 혈액 속에서 단백질과 결합하여 존재하게 된다. 대부분의 지질은 지단백(lipoprotein)이라는 형태로 혈액 속에 존재하는데, 여러 종류의 지단백 중 이상지질혈증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LDL(low density lipoprotein)과 HDL(high density lipoprotein)이다.
LDL과 HDL 모두 콜레스테롤과 관련된 지단백으로, 구성 지질 성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콜레스테롤이 차지한다. 그래도 다른 지질이 없는 건 아니라서, 정확한 용어로는 뒤에 '콜레스테롤'을 붙여서 LDL cholesterol (LDL-C)과 HDL cholesterol (HDL-C)라고 한다. LDL은 콜레스테롤의 운반(간에서 말초 조직으로)을 담당하는 주요 지단백이고, HDL은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을 청소(말초 조직에서 간으로)하는 지단백이다. 따라서 LDL 수치는 높을수록 안 좋고, HDL 수치는 낮을수록 안 좋다. 혈관 내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게 되면 혈관이 좁아져 각종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말고 중성지방은? 중성지방을 운반하는 주요 지단백에는 CM(chylomicron)과 VLDL(very low density lipoprotein)이 있다. 식사를 통해 흡수된 중성지방은 CM으로, 간에서 만들어진 중성지방은 VLDL로 운반된다고 보면 된다. 그렇지만 혈액검사에서 중성지방을 확인할 때는 이들을 직접 측정하지 않고, 혈액 속의 중성지방을 모두 분해하여 나오는 glycerol의 양을 통해 간접적으로 중성지방의 양을 확인하게 된다. (VLDL이나 VLDL-C 쪽은 직접 측정하기에는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총콜레스테롤(total cholesterol)만 알면 이상지질혈증의 분류에 사용하는 수치들을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다행히 총콜레스테롤은 이름 그대로 HDL-C + LDL-C + VLDL-C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저 셋 중 VLDL-C는 일반적으로 잘 측정하지 않고 대신 중성지방 수치를 측정하기 때문에, 총콜레스테롤을 직접 계산할 때는 그냥 중성지방 수치(단위: mg/dL)를 5로 나눈 값을 VLDL-C 대신 이용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다만 중성지방 수치가 400 mg/dL 이상이면 VLDL 내의 TG:cholesterol 비가 5:1을 초과하여 오차가 발생하게 되므로 그때는 위 공식을 사용할 수 없다.
일단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내용은 여기까지만 서술하고, 마지막으로 이상지질혈증의 진단(분류) 기준을 올리면서 마치려고 한다. 구체적인 목표 LDL-C 같은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다루게 된다면 그때 작성할 예정이다.
이상지질혈증 약물 (지질강하제)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일차 목표는 LDL cholesterol(LDL-C)을 낮추는 것이다. LDL-C를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약물은 statin이고, statin을 최대로 사용하였음에도 목표 LDL-C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ezetimibe나 PCSK9 inhibitor를 추가하게 된다.
< 스타틴(statin) >
가장 중요한 지질강하제라고 할 수 있는 스타틴(statin)은 HMG-CoA reductase inhibitor이다. HMG-CoA reductase는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할 때 합성 과정을 조절(속도 조절)하는 효소인데, 스타틴은 이를 억제함으로써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줄이게 된다. 또한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이 줄어들게 되면 간세포에서 LDL receptor 유전자의 발현이 늘어나게 되는데, LDL receptor는 혈액 속의 LDL과 결합하여 LDL을 세포 내로 흡수하는 작용을 하므로 이 또한 혈중 LDL의 감소에 기여하게 된다.
현재 여러 스타틴 약물들이 개발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다행히 모두 성분명에 '-statin-이 들어가 쉽게 이 약물이 스타틴임을 알 수 있다.
※ 스타틴의 종류: Atorvastatin, Rosuvastatin, Simvastatin, Fluvastatin, Lovastatin, Pitavastatin, Pravastatin
이 스타틴들의 LDL-C 감소 효과는 대개 용량에 비례하여 나타나고, LDL-C를 얼마나 감소시키는지에 따라 고강도/중등 강도/저강도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는 자세한 분류는 생략하기로 하고 고강도 스타틴이 「Atorvastatin 40~80 mg / Rosuvastatin 20~40 mg」라는 것만 적어 놓도록 하겠다.
스타틴의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는 경미하게는 소화불량, 속쓰림, 복통 등이 있고, 드물게 나타나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간 독성, 근육 독성, 당뇨병이 있을 수 있다. 근육통 자체는 쉽게 나타날 수 있지만, 매우 드물게 근육 손상이 심각하게 나타나면 횡문근융해증(rhabdomyolysis)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근육통 같은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한번 CK를 측정해 보는 것이 추천된다.
< 에제티미브(ezetimibe) / PCSK9 억제제(PCSK9 inhibitor) >
에제티미브(ezetimibe)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조금만 더 자세히 보면 에제티미브는 소장 융모막에 있는 NPC1L1이라는 단백질에 결합하여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억제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장에서 간으로의 콜레스테롤 전달이 줄어들게 되고, 최종적으로 스타틴처럼 간세포에서 LDL receptor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하게 된다.
LDL receptor의 경우 간에 가장 많이 존재하기는 하나, 간 이외의 다양한 조직(세포)에도 존재한다. 이 LDL receptor는 간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인 PCSK9과 만나면 분해되게 되는데, PCSK9 억제제는 PCSK9이 LDL receptor에 결합하여 LDL receptor를 분해하는 것을 막는 약물이다. PCSK9 억제제 약물에는 Evolocumab과 Alirocumab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단클론항체(monoclonal Ab)이다.
두 약물 모두 스타틴을 단독으로 사용하였음에도 LDL-C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추가 사용을 고려한다. 그중에서도 먼저 스타틴과 함께 복용할 수 있는 에제티미브를 먼저 추가해 사용해 보고(둘 다 경구 약물이다), 그다음 단계로 PCSK9 억제제 사용을 고려한다. (PCSK9 억제제는 주사제이다)
< 피브린산 유도체(fibric acid derivatives) / 오메가-3 지방산(omega-3 fatty acids) >
중성지방 수치가 높을 경우 바로 중성지방 자체를 약물로 조절하기보다는 생활습관 개선이나 LDL-C 조절(스타틴 복용)을 먼저 하게 되는데, 만약 수치가 500 mg/dL을 넘었다면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이때 사용하는 약물에는 피브린산 유도체와 오메가-3 지방산이 있다.
피브린산 유도체(fibric acid derivatives)는 피브레이트(fibrates)라고도 하는데, PPAR-α agonist이다. 앞서 혈당강하제 쪽에서 PPAR-γ agonist로 TZD 계열 약물이 나온 적 있는데, 이번에는 감마가 아니라 알파이다. PPAR-α가 활성화되면 LPL(lipoprotein lipase)이라는 물질의 활성도는 증가하고 apoC-III라는 물질의 생성은 줄어들게 되는데, 두 과정 모두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데 관여하게 된다. (LPL은 중성지방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고, apoC-III는 이 LPL의 작용을 억제한다)
추가로 피브레이트 약물들도 스타틴처럼 이름에 '-fibrate'가 들어가 있는데, Gemfibrozil은 안 들어가 있으므로 조심하도록 하자.
※ 피브레이트의 종류: Bezafibrate, Fenofibrate, Gemfibrozil
오메가-3 지방산(omega-3 fatty acids)은 불포화 지방산의 한 종류로, 중성지방을 낮추기 위해 사용되는 오메가-3 지방산은 생선에서 유래되는 EPA와 DHA이다. 오메가-3 지방산은 지방산의 분해를 촉진하고, 간에서 VLDL과 중성지방의 합성을 줄여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게 된다.
참고)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 (2022)
이우주의 약리학 강의 제8판
파워내과 10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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