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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이뇨제

by 빌드스타 의학ver 2024. 11. 23.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본격적으로 이뇨제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이걸로 드디어 고혈압 약제 ABCD를 모두 다루는 데 성공하였다. 약간 인피니티 스톤을 전부 모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약물이 ABCD만 있는 건 아니지만, 주로 사용하는 약물/먼저 사용하는 약물이 이 ABCD인 만큼 이 4가지 약물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A: acei&arb / B: bb / C: ccb / D: diuretics)

 

이뇨제

 

이뇨제 (Diuretics)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인 이뇨제 계열 5종류에 대하여 다룰 예정이다. 각 이뇨제는 모두 신장 세뇨관의 특정 부위에 작용하여 소변의 양을 증가시키는(이뇨) 효과를 나타내는데, 그렇기에 먼저 신장 세뇨관의 기능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그 내용은 이전에 작성한 글을 참고하면 된다.)

 

세뇨관_세포_Na재흡수(간단하게)
신장 세뇨관 세포들에서 일어나는 Na의 재흡수 과정. 부족한 부분이 많으니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길 바란다(재활용).

 

일단 저번에 올렸던 사진들을 합쳐서 재활용하기는 했는데, 그때도 말했지만 직접 만드는 바람에 부족한 점이 많은 사진이므로 참고만 하기를 바란다. (크게 보고 싶으면 클릭하거나 이전 글에 각각 한 장씩 업로드했으므로 그걸 보면 된다.) 아래 이뇨제 계열 5개 중 osmotic diuretics를 제외한 나머지 4개는 위 그림에서 노란색으로 표기한 Na의 재흡수를 직/간접적으로 억제하여 소변량을 증가시키게 된다.

 

Na의 재흡수가 억제되면 어떻게 해서 소변량이 증가하게 될까? 여러 기전이 있지만 그냥 간단하게 세뇨관 내 여과액(원뇨)의 삼투압이 높아짐에 따라 수분이 재흡수되는 양이 줄어들어 소변량이 증가한다고 알아 두자. 또한 Na과 수분이 혈액으로 재흡수되면 체액량이 증가하게 되고, 증가한 체액량은 혈압 상승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원리 때문에 이뇨제를 혈압을 낮추는 약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뇨제_종류
이뇨제의 종류. 내가 넣고 싶은 설명만 넣어 두었다.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나는 핵심만 빠르게 확인하고 싶다 하는 경우에는 이 사진만을 참고하면 된다. (아래 내용은 사진 없이 전부 글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1) Carbonic anhydrase inhibitor

- 약물명: Acetazolamide, Methazolamide 등

 

신장의 proximal tubule에서는 Na이 재흡수될 때 대신 H가 분비된다. 분비된 H는 (세뇨관의 내강에서) HCO3와 결합하여 H2CO3가 되고, CA에 의해 H2O와 CO2로 분해된다. 여기서 이 CA(carbonic anhydrase, 탄산탈수소효소)를 억제하는 약물이 바로 CAI(carbonic anhydrase inhibitor)이다.

 

앞선 글에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는데, 사실 CA는 세뇨관 내강뿐 아니라 proximal tubule 세포 내에도 존재한다. 정확히는 세뇨관 내강에 있는 CA는 CA IV이고, proximal tubule 세포 내에 있는 CA는 CA II이다. 둘의 차이는 작용 방향이 다르다는 점인데, CA IV는 H2CO3를 H2O와 CO2로 분해하고 CA II는 H2O와 CO2를 H2CO3로 합성한다. 둘 다 이러한 반응을 통해 proximal tubule에서 HCO3의 재흡수와 H의 분비, 그리고 Na의 재흡수에 기여를 하게 되는데, 이를 억제하여 이뇨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그렇지만 CAI를 사용할 경우 이뇨 효과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다른 이뇨제에 비하면 그 효과가 강하지는 않아 일반적인 부종과 같은 상황에서 잘 사용하지는 않고, 오히려 다른 용도로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그 이유는 CA가 신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 대표적으로 안구 조직에 CA가 많다. 여기서 CA는 안방수의 생성에 관여하기 때문에 CA를 억제하게 되면 안방수 생성을 줄여 안압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녹내장(안압이 올라감) 때 치료제로 이 CAI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중추신경계에도 CA가 있기 때문에 뇌전증(epilepsy)이나 특발성 두내개 고혈압(IIH)에서 CAI를 사용하기도 한다.

 

부작용으로는 hypokalemia와 metabolic acidosis가 있다. 저칼륨혈증은 Na의 재흡수가 억제됨에 따라 집합관(collecting duct)에서 Na 재흡수와 K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인데, 자세한 내용은 밑에 있는 K-sparing diuretics 쪽을 참고하면 된다. 대사성 산증은 HCO3의 재흡수가 감소하니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부작용이다.

 

 

(2) Osmotic diuretics

- 약물명: Mannitol 등

 

헨레고리의 하행각(descending limb)에서는 수분이 재흡수되는데, 이 부분 주위의 간질액의 농도가 높아 삼투압 차이로 인해 수분이 세뇨관 밖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전해질은 통과할 수 없고 수분만 통과할 수 있다.) 만니톨(mannitol)과 같은 osmotic diuretics는 체내에서 별다른 작용을 하지 않고 오직 혈액의 삼투압만을 증가시킨다. 또한 만니톨은 사구체에서 여과되지만 세뇨관에서 재흡수는 되지 않는다.

 

글 초반에 "세뇨관에 있는 여과액(원뇨)의 삼투압이 높아짐에 따라 수분 역시 재흡수되는 양이 줄어들어 소변량이 증가한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른 이뇨제는 여과액의 Na 농도를 높여 삼투압을 높인다면, 이 osmotic diuretics는 자신이 직접 삼투압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삼투압 증가의 영향을 받는 곳은 주로 근위세뇨관과 헨레고리의 하행각으로, 이곳에서 수분의 재흡수가 감소하여 이뇨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또한 투여 초기에는 증가한 혈액 삼투압으로 인해 신체 조직 내의 수분이 혈액 내로 이동하는 효과도 발생하는데, 이를 이용하여 뇌 조직에 있는 수분을 제거하여 뇌압 하강을 유도할 수 있기에 관련 상황에서 사용하기도 한다. (비슷한 원리로 안압 하강을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부작용은 당연히(?) 혈액의 삼투압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복용 중에는 반드시 serum osmolality와 기타 관련 수치를 잘 확인해야 한다. 또한 투여 초기 혈액량의 증가로 인해 심혈관계에 가하는 부담이 늘어나 심부전이나 폐부종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3) Loop diuretics

- 약물명: Furosemide, Torsemide, Bumetanide, Ethacrynic acid 등

 

헨레고리의 굵은상행각(thick ascending limb)에는 NKCC2 (Na-K-2Cl co-transporter)라는 수송체가 있는데, 이는 Na, K, 2Cl을 재흡수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생략). Loop diuretics(고리이뇨제)는 이 NKCC2를 억제하여 Na의 재흡수를 막아 이뇨 효과를 발생시킨다.

 

이 loop diuretics는 이뇨제 중 가장 강력한 이뇨 효과를 가지고 있어, 단시간 내에 빠르게 다량의 소변 배설로 체액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 loop diuretics는 체액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심부전/간경화/신증후군 등으로 인한 부종 발생 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이뇨제이다.

 

효과가 강력한 만큼 부작용도 여러 가지가 나타날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부작용은 당연히 다량의 소변 배설로 인한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일 것이다. 전해질의 경우 기존에 NKCC2가 재흡수하는 Na, K, Cl 모두 수치가 감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NKCC2의 활동에 영향을 받아 재흡수되는 Mg과 Ca 수치 역시 감소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저칼륨혈증 시 발생할 수 있는 대사성 알칼리증도 조심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밑에 K-sparing diuretics 쪽 설명에 있다.)

 

그 이외에도 고요산혈증(hyperuricemia)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요산 수치를 신경 써야 하는 통풍(gout) 환자에게 사용할 때는 특히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loop diuretics는 이독성(ototoxicity) 또한 가지고 있다.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얼마나 청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는 지식이 부족하여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다른 이독성이 있는 약제(aminoglycoside 항생제 등)와 같이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4) Thiazide

- 약물명: Hydrochlorothiazide, Chlorothiazide / Chlorthalidone, Indapamide, Metolazone 등

 

신장의 distal tubule에서 Na의 재흡수는 NCC(Na-Cl co-transporter)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thiazide 계열 이뇨제는 이 NCC를 억제하여 이뇨 효과를 발생시키게 된다. 이뇨제인 만큼 loop diuretics와 마찬가지로 부종 제거 등에 사용할 수 있지만 효과는 그보다 떨어진다. 대신에 고혈압 치료에 있어서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이다.

 

이 thiazide 계열 이뇨제를 혈압을 낮추는 용도로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이 약물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말초혈관의 저항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어떤 계열이든 이뇨제를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몸이 체액량이 줄어든 상황에 적응하여 혈압 감소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기 않기 마련인데, thiazide의 경우 말초혈관의 저항을 감소로 인한 추가적인 혈압 감소 효과가 있기에 혈압을 조절하는 약물로 장기 복용하기에 좋다.

 

부작용은 loop diuretics와 큰 틀에서 비슷하고 생각하면 된다. Hyponatremia, hypokalemia, metabolic alkalosis, hypomagnesemia, hyperuricemia... (혈당을 높일 수도 있으니 당뇨병 환자에서 사용을 조심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Ca은 반대라는 점이다. Loop diuretics의 부작용이 hypocalcemia라면 thiazide의 부작용은 hypercalcemia이다.

 

이는 원위세뇨관 기저막(혈관 쪽)에 Na-Ca exchanger(NCX)라는 수송체가 있기 때문이다. (이걸 그림에 넣었어야 하는데...) NCX는 세포 내로 Na를 들여보내고 반대로 세포 밖(혈액)으로 Ca을 내보내는 역할을 맡는다. NCC가 억제되어 세포 내 Na의 농도가 감소하게 되면 이로 인해 NCX의 기능이 더욱 활성화되게 되는데, 이 때문에 혈액 내 Ca의 농도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세포 내에서 Ca의 농도가 감소하면, 세뇨관 쪽에서의 Ca 재흡수가 늘어나게 된다.)

 

사실 칼슘의 재흡수를 증가시킨다는 점을 이용해 고칼슘뇨증(hypercalciuria)이 발생한 경우 thiazide를 사용하기도 한다. 소변의 Ca 농도가 높을 경우 이를 방치하면 요로결석 같은 끔찍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로결석은 굉장히 아픈 질환이다.)

 

 

(5) Potassium-sparing diuretics

- 약물명: Spironolactone, Eplerenone / Amiloride, Triamterene 등

 

이름 그대로 사용 시 칼륨이 감소하지 않는 이뇨제이다. 앞서 CAI, loop diuretics, thiazide 계열 이뇨제는 모두 부작용으로 hypokalemia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 약물들은 사용 시 칼륨 수치가 감소하지 않는다. 우선 왜 hypokalemia가 발생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도록 하자.

 

이전 글에서 집합관의 역할로 "소변의 Na 농도와 농축 정도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라고 한 적 있다. 이 말대로 집합관은 세뇨관에서 마지막으로 Na의 농도를 감지하고 이를 세밀하게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앞선 다른 이뇨제들은 모두 집합관보다 앞에서 작용하여 효과를 나타내므로 여과액이 집합관에 도달할 시점에 이미 Na 농도는 감소하여 있을 것이다. 감소된 Na 농도를 보상하기 위해 집합관에서는 반대로 Na 재흡수가 증가하게 되는데, 집합관에서 Na의 재흡수는 K의 분비를 촉진하게 된다. 이로 인해 K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분비되어 저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K-sparing diuretics는 애초에 집합관에서 Na의 재흡수를 억제하므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집합관에서 Na의 재흡수를 담당하는 ENaC(epithelial Na channel)는 알도스테론(aldosterone)의 영향을 받으므로 이들을 억제하면 이뇨 효과를 발생시키면서도 저칼륨혈증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Spironolactone과 eplerenone 같은 약물은 알도스테론 길항제(aldosterone antagonist)로 작용한다. 집합관 주세포(principal cell)에는 알도스테론 수용체가 있어 이곳에 부신 피질에서 분비된 알도스테론이 결합하여 앞서 말한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알도스테론 길항제는 이 수용체에 알도스테론과 경쟁적으로 결합하여 작용을 봉쇄하게 된다. 참고로 spironolactone은 항안드로겐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같은 스테로이드 화합물이니까...), 여성형 유방(남성)이나 월경이상(여성), 성욕감퇴와 같은 성(性)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다르게 amiloride이나 triamterene은 직접 ENaC를 억제하는 ENaC 억제제로 작용한다. (이쪽 내용은 생략)

 

부작용은 loop diuretics나 thiazide와는 반대로 hyperkalemia와 metabolic acidosis이다. 고칼륨혈증은 기전 상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일 것이고, 대사성 산증에 대하여 한번 알아보자.

 

체내 칼륨의 농도와 산/염기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세포 내외로의 이동에서 K과 H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알고 있으면 된다.) 일단 신장 카테고리의 글인 만큼 신장에 초점을 두어 설명하자면, 집합관의 사이세포(intercalated cell)에서는 H와 HCO3를 적절히 분비하고 재흡수하여 체내 산/염기 상태를 조절하고 있다. 여기서 H를 분비하는 과정은 알도스테론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게 되는데, 알도스테론에 의해 H 분비는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알도스테론을 억제하게 되면 H 분비 역시 줄어들어 대사성 산증이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알도스테론이 많은 경우에는 H 분비 역시 증가하여 대사성 알칼리증이 발생할 수 있다.

 

더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산/염기 관련 글을 작성할 때 하도록 하겠다. 산/염기 평형에 대한 내용도 다루기 시작하면 내용이 엄청 길어지기 때문이다. 일단 이 글의 주제는 이뇨제인 만큼, loop diuretics와 thiazide의 부작용으로 hypokalemia와 metabolic alkalosis가 있고 K-sparing diuretics의 부작용으로 hyperkalemia와 metabolic acidosis가 있다는 점만 알아 두도록 하자. 

 

(CAI는 hypokalemia와 metabolic acidosis가 부작용이기는 한데, 이는 CAI의 작용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HCO3의 재흡수가 억제되어서 그렇다.)

 

 

참고) 이우주의 약리학 강의 제8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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