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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산-염기 평형 #1 총론

by 빌드스타 의학ver 2024. 11. 30.

이뇨제 글을 작성하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는데, 그건 내가 공부한 지 오래되어서 그런지 산/염기 평형 내용이 기억이 잘 안 난다는 점이다. 그래서 다음 주제로 산/염기 평형을 다룰까 하다가, 그러려면 블로그에 글을 4개나 작성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건 뒤로 미루기로 하고, 대신 총론 편을 만들어 기초적인 내용만 여기에 정리해 두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려고 한다.

 

산염기_평형_총론

 

산-염기 평형 (Acid-Base Balance)

우리 몸에서 항상 평형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신장 part에서 중요한 평형으로는 체액량, 전해질, 산-염기 등이 있다. 여기서 산-염기 평형의 경우 체내 pH, 즉 수소 이온(H)의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pH = - log [H+]이다.)

 

우리 몸에서 산은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는데, 이는 세포 대사 과정에서 여러 산성 물질들(인산, 황산, 젖산 등)이 나오기 때문이다. 추가로 이름에 산은 안 들어가지만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CO2)도 여기에 포함되는데, 이산화탄소가 물(H2O)과 결합하면 탄산(H2CO3)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 탄산은 빠르게 해리되어 H와 HCO3를 생성하게 되는데, 이는 체내에서 산-염기를 중화시킬 수 있는 주요 완충계(buffer system)로 작용하게 된다.

 

[ CO₂ + H₂O H₂CO₃ H⁺ + HCO₃⁻ ]

 

이 화학식은 체내에서 평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모종의 이유로 구성 물질들(주로 CO2, H, HCO3)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면 평형을 이루기 위해 이를 보상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화학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추가로 이 화학식을 이용해서 뭔가 계산을 하면 (Henderson-Hasselbalch 방정식, 화학 공부를 한지 너무 오래되어 자세하게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음과 같은 관계식이 도출된다.

 

산염기_Henderson-Hasselbalch_방정식

 

이를 통해 체내 pH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HCO3와 PCO2, 정확히는 이 둘의 비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PCO2는 혈액 속 이산화탄소의 분압이다.)

 

이 HCO3를 이용한 bicarbonate buffer system 말고도 우리 몸에는 이런저런 시스템이 있어 pH를 항상 7.35~7.45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다른 시스템에 대하여 간단하게 알아보면, 크게 세포내액과 세포외액의 화학적 완충계 / 호흡에 의한 혈액의 PCO2 조절 / 신장을 통한 H와 HCO3 조절로 나눌 수 있다.

 

화학적 완충계(chemical buffer system)는 앞서 설명한 bicarbonate처럼 이런저런 물질을 이용해 화학반응을 일으켜 pH 변화를 최소화하는 시스템이다. 세포내액의 경우 단백질(특히 RBC의 hemoglobin)이나 인산염이 주요 buffer로 작용하고, 세포외액의 경우 앞서 말한 bicarbonate가 주요 buffer로 작용하게 된다.

 

폐에서는 호흡을 통해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 과정을 통해 체내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임으로써 PCO2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신장에서는 H를 분비하고 HCO3를 재흡수하거나 새로 생성하여 pH 상태를 조절한다. 이쪽 내용은 전에 작성한 이 신장 세뇨관 글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참고로 신장에 의한 pH 조절은 천천히 장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반면에 호흡에 의한 조절은 빠른 편.)

 

 

[산증과 알칼리증]

체내 pH는 항상 7.35~7.45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하지만, 모종의 이유가 생겨 pH가 이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 혈액의 pH가 7.35 이하로 떨어지면 산혈증(acidemia)이고, 7.45 이상으로 올라가면 알칼리혈증(alkalemia)이다. 그리고 이 산혈증과 알칼리혈증이 발생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산증(acidosis)과 알칼리증(alkalosis)이라 한다. pH의 결정에는 HCO3와 PCO2가 관여를 하므로, 이 산증과 알칼리증은 초기 원인에 따라 총 4가지 type이 존재할 것이다.

 

HCO3의 농도가 먼저 변하게 되면 대사성이라 하고, PCO2의 농도가 먼저 변하게 되면 호흡성이라 한다. 따라서 아래 사진에 있는 대사성 산증(metabolic acidosis), 대사성 알칼리증(metabolic alkalosis), 호흡성 산증(respiratory acidosis), 호흡성 알칼리증(respiratory alkalosis)에 대한 내용에서 'primary disturbance' 부분까지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염기_장애의_종류
산-염기 장애의 종류.

 

체내 pH가 변화하게 되면 우리 몸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pH는 HCO3와 PCO2의 비율에 영향을 받으므로, 둘 중 하나가 변해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다른 하나를 조정해서 pH 변화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산증이나 알칼리증이 발생할 경우 체내에서는 보상작용(compensation)이 일어나게 된다. (사진의 'compensatory response' 부분 참고)

 

예를 들어 보면, 대사성 산증에서는 산증의 원인이 HCO3 감소이다. 따라서 이를 보상하기 위해 폐에서는 호흡을 통해 PCO2를 감소시키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이 상태에서 혈액검사를 해 본다면 pH, HCO3, PCO2 모두 감소하여 있을 것이다. (아직 보상이 충분하게 일어나지 않았다면 PCO2에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우리는 반대로 저런 혈액검사 결과를 보고 대사성 산증인 것을 알아채야 한다.

 

따라서 산-염기 상태를 평가하려면 동맥혈을 뽑아 pH, HCO3, PCO2 이 3가지 수치를 확인하면 된다. 그러니 당연히 정상치도 같이 알고 있을 필요가 있겠지? pH는 앞서 말한 대로 7.35-7.45이고, HCO3는 22-26 mEq/L, PCO2는 35-45 mmHg 정도이다. 기준점으로 7.4/24/40 이렇게 3개 수치는 반드시 기억해 놓도록 하자.

 

물론 정말로 저 3개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1차적으로 산-염기 상태가 정상인지, 아니면 4가지 이상 상황 중 하나인지 판단하고 나면 다음 단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그 내용을 여기서 설명하지는 않을 것이고, 언젠가 각론 편을 작성하게 된다면 그곳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그리고 복잡하지만 현실에서는 혼합형 산-염기 장애로 양상이 섞여서 나타나는 경우도 많지만, 그건 더욱 전문적인 영역이니까 우리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참고)

과거 신장 part 공부 시 사용했던 자료 (학교에서 제공)

파워내과 10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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