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의 경우 설날 연휴가 있어 글을 작성할 만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그냥 한 주 쉬기로 했다. 휴식을 취했으니 이제 다시 블로그에 글을 올려야지. 일단 이번 주에 올릴 글의 주제는 신장기능검사로 정했다. 신장 카테고리의 경우 산/염기 각론을 아직 안 했는데, 그쪽은 어려운 내용이 많아 뭔가 접근하기가 두렵다(...). 그건 나중에 각오를 다지고 하는 걸로.
1. 사구체 여과율 (Glomerular filtration rate, GFR)
사구체여과율(GFR)은 말 그대로 신장의 사구체(glomerulus)에서 물질이 얼마나 여과되고 있는지를 보는 지표이다. 신장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능은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것이므로, GFR은 중요한 신장 기능 평가 지표로 사용된다.
GFR을 구하기 위해서는 특정 물질을 하나 골라 그 물질의 청소율, 즉 단위 시간 동안 혈액 내에서 얼마나 소변으로 배출되는지를 측정하면 된다. 다만 신장 구조 상 사구체에서 여과된 물질은 세뇨관을 거친 후 배설되므로, GFR을 측정할 때 이용하는 물질은 모두 세뇨관에서 재흡수 및 분비가 거의 되지 않는 물질이어야 한다. GFR의 측정에 사용되는 물질에는 이눌린(inulin) 같은 외인성 물질과 크레아티닌과 같은 내인성 물질이 있다.
GFR 정상치)
- 대략 90~120 mL/min
- 40대 이후 자연적으로 감소, 60 mL/min 까지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봄
<크레아티닌(Cr)>
GFR 측정에 가장 많이 이용하는 물질은 크레아티닌(creatinine, Cr)이다. 사실 이눌린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게 GFR을 측정할 수 있지만, 계속 이눌린을 주사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용 문제로 인해 실제로 잘 사용하지는 않는다.
크레아티닌은 근육에서 대사 과정에 의해 생성되는데, 근육량에 비례하여 일정한 속도로 생성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구체에서 자유롭게 여과되고, 세뇨관에서 일부 분비되기는 하나 재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GFR의 측정에 이용하기 적합하다. (이 세뇨관 분비 때문에 엄밀하게 크레아티닌 청소율 = GFR인 것은 아니다)
크레아티닌을 이용해서 GFR을 측정하려면 위에서 말한 대로 크레아티닌의 청소율을 계산하면 된다. 이를 위해서는 혈청 크레아티닌 농도, 소변 크레아티닌 농도, 소변량이 필요한데, 여기서 소변량의 경우 대개 24시간 소변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직접 하루 동안 소변을 모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임상에서는 주로 혈청 크레아티닌 농도만을 이용하여 GFR을 추정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이 방법을 이용하여 얻은 결과는 정확한 GFR이 아니라 GFR 값의 추정치이기 때문에 eGFR(estimated GFR)이라고 한다. 현재 여러 eGFR 계산 공식이 나와 있는데, CKD-EPI 공식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참고로 eGFR을 계산할 때는 연령, 성별, 인종 등 여러 변수를 함께 고려한다.
주의할 점으로 크레아티닌의 생성 속도 자체는 일정하지만, 생성되는 양까지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라서 신체 상태에 따라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근육량과 단백질 섭취량이 있는데, 근육량이 많거나 단백질 섭취량이 많은 경우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정상보다 높아질 수 있어 반대로 GFR이 과소평가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 반대의 경우 과대평가도 가능하다)
<요소(BUN)>
요소(urea)의 경우 textbook을 참고하니 '관습적으로 요소에 있는 질소 양으로 요소 농도를 표현해 왔기 때문에 혈액요소라고 부르지 않고 혈액요소질소라고 부른다'라고 한다. 그래서 BUN(blood urea nitrogen)이라고 부르는 요소 역시 신장기능검사를 할 때 Cr(크레아티닌)과 함께 매번 검사를 같이 하는 항목이다.
요소는 간에서 대사 과정을 통해 생성되며, 신장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신장의 기능이 나빠진다면 크레아티닌과 마찬가지로 수치가 상승하게 된다. 다만 BUN은 탈수나 혈장량 감소, 그리고 다른 여러 신장 외 원인으로도 수치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BUN보다는 Cr이 더 신장 기능 평가에서 더 신뢰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요소는 사구체에서 여과된 이후 세뇨관에서 상당량이 다시 재흡수되는데, 재흡수되는 양은 혈장량 상태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BUN은 Cr과 달리 GFR 측정에 이용하지는 않는다. (ex. 혈장량 감소→신장에서 재흡수 증가→BUN 수치 상승)
<BUN/Cr ratio>
정상적으로 혈청의 BUN/Cr 비는 대략 10:1에서 20:1 사이이다. 신장 기능이 저하될 경우, 두 수치 모두 증가하게 되므로 BUN과 Cr의 비율 자체는 변하지 않고 유지되게 된다. 따라서 만약 BUN/Cr ratio가 변하게 된다면, 이는 신장 외에 다른 곳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만약 BUN/Cr ratio가 20:1을 넘어 크게 증가하였다면, 원인으로 유효 혈장량 감소(탈수, 울혈성심부전 등), 요소 생산 증가(고단백식이, 위장관 출혈, 발열, 스테로이드 복용 등), 폐쇄성 신질환이나 요로폐쇄 등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BUN/Cr ratio가 감소하였다면, 원인으로 체액량 증가, 요소 생산 감소(저단백식이, 간경화 등), 크레아티닌 생산 증가(횡문근융해증, 심한 경련 등), 투석 등이 있을 수 있다.
BUN/Cr 정상치)
- BUN: 7~21 mg/dL
- Cr: < 1.5 mg/dL (0.5 ~ 1.2 mg/dL)
<cystatin C>
Cystatin C라는 내인성 물질도 GFR의 측정에 이용할 수 있다. Cystatin C를 이용하여 GFR을 측정하면 크레아티닌을 이용하는 것보다 더 정확하게 신장 기능을 확인할 수 있지만, 측정이 어렵고 검사 비용이 비싸 잘 이용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크레아티닌을 이용한 GFR 측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상황(영양실조로 인한 근육량 감소 등)이라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2. 단백뇨
단백뇨(proteinuria)는 기본적으로 소변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지만, 일단 textbook '신기능검사' 파트에 내용이 서술되어 있으므로 여기에도 단백뇨 내용을 간략하게 서술하도록 하겠다. (나중에 단백뇨 쪽은 글을 따로 작성할 예정이라...)
일반적으로 단백질의 경우 소변으로 잘 배출이 되지는 않는다. 고분자 단백질의 경우 애초에 사구체에서 여과되지 않고, 저분자 단백질의 경우 여과되더라도 세뇨관에서 재흡수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변에서 단백질이 많이 측정된다는 것은 무언가 신장에 이상이 있음을 시사한다.
정상적으로 소변에서 단백질의 양은 150 mg/day 미만으로, 이것보다 단백질이 많이 나오게 된다면 단백뇨라 할 수 있다. 소변에 존재하는 단백질 중 가장 중요한 물질은 알부민(albumin)으로, 사구체에 이상이 발생하면 바로 소변에서 양이 증가하기 때문에 사구체 질환에서 주요 marker로 사용한다. (정상적인 경우 소변 알부민 양은 30 mg/day 미만이다)
단백뇨를 가장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은 소변검사 중에서 dipstick test이다. 흔히 말하는 소변검사스틱으로, 소변에 알부민이 많이 있으면 색이 변해 단백뇨(알부민뇨)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dipstick test에서 양성이 나왔다면 다음 단계로 구체적으로 단백질이 얼마나 소변으로 나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때는 24시간 동안 소변을 모아 단백질의 양을 측정하거나 UPCR(spot urine protein/creatinine ratio)을 이용한다. 이와 관련된 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Dipstick test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소변에 알부민이 검출할 수 있는 양보다 적게 존재할 경우 결과가 음성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알부민이 30~300 mg/day 정도로 나오는 미세알부민뇨증(microalbuminuria / moderately increased albuminuria)의 경우 당뇨 환자의 신장 기능 악화를 나타내는 주요 표지자이다. 그렇기에 당뇨 환자의 경우 dipstick test 대신 더 민감하게 소변 알부민 양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검사 방법이 필요하다. 이때는 주로 UACR(spot urine albumin/creatinine ratio)을 이용하는데, 이는 면역학적 방법을 이용해 소변에 있는 알부민의 양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참고)
진단검사의학 제5판 (2014)
파워내과 10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