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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

당뇨병 약물 #1 인슐린

by 빌드스타 의학ver 2024. 12. 7.

고혈압 관련 내용(혈압약 ABCD)의 작성이 끝나갈 무렵, 다음에는 어떤 주제를 공부하지 하다가 역시 고혈압 다음으로는 당뇨를 다루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분비 카테고리를 만들고 당뇨병 약물에 대한 글을 작성하려고 하는데, 문득 인슐린 관련 내용은 다른 혈당강하제들과는 분리하여 다루는 게 나은 것 같아서 글을 총 2개로 나누기로 했다.

 

당뇨병_약물1_인슐린

 

인슐린 (Insulin)

체내 혈당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슐린(insulin)은 췌장(pancreas)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그리고 이 인슐린의 일부 펩타이드를 치환 또는 첨가하여 개발된 약물이 인슐린 제제인데, 이 내용을 세 문단으로 나누어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인슐린의 분비

인슐린은 췌장에 있는 베타(beta) 세포에서 합성되고 분비된다. 세포 내에서 인슐린의 전구물질은 이름 그대로 프로인슐린(proinsulin)인데, 이 프로인슐린은 혈액으로 분비되기 전에 protease에 의해 인슐린과 C-peptide로 분해되게 된다. 그래서 인슐린과 C-peptide는 항상 같은 양이 분비되게 되는데, C-peptide는 인슐린보다 반감기가 길기 때문에 혈액의 C-peptide 농도를 측정하게 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얼마나 분비되는지(인슐린 분비능)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인슐린의 분비에는 여러 요인이 관여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인자는 역시 혈당, 즉 혈액 속 포도당(glucose)의 농도이다. 베타 세포는 혈당 수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야만 인슐린을 분비하는데, 세포 내로 포도당을 유입시키는 운반체인 GLUT2(glucose transporter 2)가 포도당과의 친화도가 높지 않아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야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세포 내로 들어온 포도당은 대사되어 ATP를 생성하고, 이 ATP가 K 통로(ATP-sensitive K channel)를 차단하여 세포막의 탈분극을 유발한다. 이 탈분극은 Ca 통로(voltage-gated Ca channel)를 개방하여 세포 내로 Ca의 유입을 증가시키고, 이 Ca가 드디어 인슐린 분비 소포를 활성화시켜 인슐린을 분비시키게 된다. (이 일련의 과정은 자세하게 알고 있지 않아도 된다. 다만 K 통로 정도는 기억해 놓도록 하자.)

 

추가로 음식 섭취 시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incretin(GLP-1, GIP)이라는 호르몬이 있는데, 이 호르몬이 베타 세포의 수용체에 결합하여 활성화되면 인슐린 분비가 촉진되게 된다. 나중에 혈당강하제 쪽에서 이와 관련된 약물(GLP-1 agonist, DPP-4 inhibitor)이 나오니 미리 알아 두도록 하자.

 

 

인슐린의 작용

인슐린의 주 작용은 식사를 통해 섭취한 영양소의 저장을 촉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슐린은 탄수화물(glucose) 뿐 아니라 탄수화물과 함께 3대 영양소라 불리는 단백질, 지방의 대사 과정에도 관여하게 된다.

 

인체에서 glucose는 굉장히 중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에 간은 glucose를 생성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식사를 통해 glucose가 몸에 들어오게 되면 간에서의 glucose 생성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간에서는 글리코겐(glycogen)을 분해시키거나 포도당신생합성(gluconeogenesis)을 통해 glucose를 생산하게 되는데, 인슐린에 의해 이 과정은 억제되고 반대로 글리코겐의 합성은 촉진되게 된다. (글리코겐 합성의 재료가 glucose이다.)

 

단백질이나 지방의 경우 인슐린에 의해 합성이 촉진되게 된다. 특히 지방의 경우 합성은 촉진되고 반대로 분해는 억제되게 되는데, 지방의 분해가 억제됨에 따라 지방에서 free fatty acid(FFA)의 유리도 억제되게 된다. 간에서 FFA는 여러 대사 과정에 이용되는데, 유리가 억제됨에 따라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성지방(TG)이나 케톤(ketone)의 형성 역시 감소하게 된다.

 

이것 말고도 인슐린은 우리 몸에 영양소와 관련된 여러 가지 작용을 나타나게 하는데, 대부분 생화학 내용이라 예전에 생화학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학점이 낮게 나온(...) 나로서는 더 자세히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일단 이 정도 수준까지만 인슐린의 작용에 대하여 알아 두고 다음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인슐린 제제

인슐린이 아예 생산되지 않는 1형 당뇨병이나 2형 당뇨병임에도 혈당이 너무 높거나 혈당강하제로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인슐린 제제를 사용하게 된다. 인슐린 제제는 작용시간에 따라 크게 속효성(short acting)과 지속형(long acting)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는 임상적으로 이 인슐린 제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하는지까지 다룰 것은 아니고, 간단하게 대충 어떤 약물들이 있고 어떻게 투여하게 되는지 정도만 살펴보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인슐린_제제의_종류
인슐린 제제의 종류. 표기된 시간은 대략적인 평균 시간으로, 실제와 조금 다를 수 있다.

 

Insulin Aspart, Insulin Glulisine, Insulin Lispro 등은 속효성 제제 중에서도 효과가 매우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초속효성 제제라고 한다. 투여받은 지 5분~15분 정도 만에 바로 효과가 발현되므로 식사 직전에 투여가 가능하고, 반대로 지속시간도 3~4시간으로 짧아 RI(regular insulin)보다 저혈당이 적게 발생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Regular insulin은 일반적인 속효성 제제로, 대략 30분 정도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발현되고 6~8시간 정도 지속된다.)

 

NPH (Neutral Protamine Hagedorn)는 중간형 제제라고 하는데, 지속시간은 10~16시간 정도로 긴 편이지만 효과에 peak가 없는 다른 지속형 제제와는 다르게 6~10시간 즈음 효과가 최고치(peak)에 도달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나머지 중에서 Insulin Glargine, Insulin Detemir는 일반적인 지속형 제제이고, Insulin Degludec은 둘보다도 지속시간이 더욱 길어 초지속형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 셋은 모두 투여하면 peak 없이 지속시간 내내 안정적인 농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기저 혈중 인슐린(기저 혈당)을 유지하는 데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인슐린 제제의 투여에 대하여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1형 당뇨병의 경우 아예 인슐린이 생산되지 않기에 우리가 직접 정상인의 생리적인 인슐린 분비와 유사하게 인슐린을 투여해 주어야 한다. 방법에는 크게 MDI(multiple daily injection)와 CSII(continuous subcutaneous insulin injection) 2가지가 있다.

 

MDI(다회인슐린요법)의 경우 지속형 제제를 기저 인슐린으로 하루에 1~2번 투여하고, 추가로 식사 전에 초속효성 제제를 투여하는 방법이다. CSII(연속피하인슐린주사)는 인슐린 펌프라고도 하는데, 인슐린 펌프가 지속적으로 초속효성 제제를 주입해 주는 방법이다. (basal rate와는 별도로 식사 전에는 추가로 직접 설정한 추가 용량(bolus)을 주입한다.)

 

2형 당뇨병의 경우 당연히 초기에는 혈당강하제를 사용하게 되지만,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인슐린 제제를 사용하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먼저 하루 1회 지속형 제제 투여를 하게 되고, 그래도 조절이 잘 안 되면 초속효성 제제를 추가하거나 하루 2회 혼합형 제제(속효성과 지속형이 혼합되어 있다) 투여를 하기도 한다.

 

 

원래는 여기까지만 작성하고 글을 끝내려고 했지만, 생각해 보니 어딘가에는 당뇨병 진단 기준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그냥 여기에 참고로 당뇨병 진단 기준을 올려 둔다. 나머지 혈당강하제에 대한 내용은 2편에서 이어진다. (링크)

 

당뇨병_진단기준_1번째사용
당뇨병 진단기준.

 

참고)

이우주의 약리학 강의 제8판

파워내과 10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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