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호흡

항결핵제

by 빌드스타 의학ver 2025. 1. 4.

결핵균(M.tuberculosis)에 대하여 간단하게 알아보았으니(링크), 이제 본격적으로 결핵약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결핵균의 특성 때문에 결핵에는 일반적인 항생제보다는 결핵에 특화된 항결핵제를 주로 사용하게 되는데, 그래서 공부를 하다 보면 결핵약의 특성에 대하여 종종 까먹는(...) 일이 발생한다(다른 데서는 잘 안 쓰니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도록 하자.

 

항결핵제

 

항결핵제

1차 항결핵제 (HREZ)

결핵이 진단되고 나서 별다른 이유가 없으면 (항생제 내성 등이 없으면)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약제는 isoniazid, rifampin, ethambutol, pyrazinamide 이 4가지이다. 치료 방법을 표기할 때는 이들을 각자 하나의 알파벳을 이용해 H/R/E/Z라고 하는데, 일반적인 결핵 치료의 표준 요법은 2 HREZ + 4 HR(E)이다. 숫자는 개월 수를 의미한다.

 

 

< Isoniazid >

이소니아지드(isonicotinic acid hydrazide, INH)는 세포 내외의 결핵균에 모두 효과를 나타내는 결핵 치료에서 가장 핵심적인 약물 중 하나이다. 작용 기전을 조금 자세히 알아보면, 이소니아지드는 mycobacteria의 KatG에 의해 활성 대사산물로 대사되는 prodrug이다. 대사된 이소니아지드(activated form)는 결핵균 내에서 여러 반응을 통해 세포벽의 주요 성분인 mycolic acid의 합성을 억제한다. 결핵균의 세포벽에서 mycolic acid는 내성이나 균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의 합성을 억제하여 항균작용을 나타내는 것이다.

 

항결핵제를 사용할 때는 부작용을 잘 신경 써야 하는데, 이소니아지드의 경우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말초신경염, 간독성(간염),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 말초신경염의 경우 특히 고용량의 이소니아지드를 투여받게 되면 발생률이 높아지는데, 이는 이소니아지드가 pyridoxine(비타민 B6)이라는 물질의 활성을 억제하여 결핍 상태를 유발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리 pyridoxine, 즉 비타민 B6를 이소니아지드와 함께 복용하면 된다.

 

 

< Rifampin >

리팜핀은 결핵균을 포함한 mycobacteria에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항결핵제이지만, 다른 세균에도 효과가 있는 광범위 항생제이다. 작용 기전은 세균 내에서 DNA-dependent RNA polymerase에 결합해서 RNA 합성을 억제하는 것이다. 다만 결핵균의 rpoB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리팜핀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게 된다.

 

리팜핀 역시 이소니아지드처럼 간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이외에도 약을 간헐적으로 복용할 경우 독감 유사 증상이라고 발열, 오한, 근육통, 혈소판감소증(thrombocytopenia) 등이 나타날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용혈성 빈혈이나 급성 신부전도 발생할 수 있다.

 

특이한 점으로 리팜핀을 복용하게 될 경우 소변, 대변, 침, 눈물 등의 체액이 적황색으로 착색되는데, 이는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리팜핀 복용 후 소변이 붉게 나온다고 혈뇨(hematuria)로 병원에 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잘 감별해야 한다.

 

리팜핀은 정확히 말하자면 rifamycin 계열 약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계열의 약물들은 모두 간에서 CYPs 활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CYPs에 의해 대사되는 다른 약물들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 예시 약물로는 경구피임약이나 와파린, 항바이러스제(protease inhibitor) 등이 있다. (가장 CYPs 활성 증가 효과가 약한 약물은 rifabutin으로, HIV 환자처럼 약물상호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경우 이 rifabutin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 Ethambutol >

에탐부톨은 mycobacteria에게만 효과를 나타내는 항결핵제이다. 작용 기전은 mycobacteria의 arabinosyl transferase를 억제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세포벽 구성 성분인 arabinogalactan의 중합을 억제하여 세포벽 합성을 봉쇄하게 된다. 추가로 에탐부톨은 결핵균이 다른 항결핵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에탐부톨은 다른 항결핵제에 비하면 부작용이 적은 약물이지만, 한 가지 시신경염(optic neuritis)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시력감소나 적록색맹이 있는데, 대개는 약물 투여 중지로 회복된다.

 

 

< Pyrazinamide >

피라진아마이드는 특이하게 산성(pH 6.0 이하) 환경에서 활성을 나타내는 항결핵제이다. 피라진아마이드는 결핵균의 pyrazinamidase에 의해 대사되어 pyrazinoic acid(POA)가 되는데, 이 POA는 여러 작용을 나타내 살균 효과를 나타낸다. 찾아보니 대략 1) fatty acid synthase type 1을 억제하여 mycolic acid 생성 억제 2) 세균 내 pH 감소 3) 세균 세포막에서 물질이동 억제와 같은 작용을 나타낸다고 한다.

 

피라진아마이드도 또 간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이다. (에탐부톨 이외에 다른 1차 항결핵제는 모두 간에 안 좋다고 알아 두자) 이외에도 피라진아마이드는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기 때문에 복용 중 흔히 고요산혈증(hyperuricemia)이 나타나는데, 통풍 발작까지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들을 제외한 기타 부작용으로는 근육통, 관절통, 오심/구토 등이 있다.

 

 

2차 항결핵제

1차 항결핵제에 내성이 있거나 1차 항결핵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면 어쩔 수 없이 2차 항결핵제를 사용해야 한다. 2차 항결핵제로는 여러 종류의 약물이 사용되는데, 개인적으로 중요해 보이는 약물들만 간단하게 정리해 두었다. (소위 다제내성 결핵 치료에 사용되는 'A군' 약물들)

 

< 퀴놀론(fluoroquinolone) >

항생제인 퀴놀론 계열 중에서 levofloxacin이나 moxifloxacin은 결핵에 사용할 수 있다. 퀴놀론 계열은 2차 항결핵제 중 가장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2차 항결핵제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선택된다.

 

사용 시 주의할 점은 levofloxacin과 moxifloxacin 모두 QT prolongation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간기능과 신기능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 간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levofloxacin을, 신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moxifloxacin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 베다퀼린(bedaquiline) >

베다퀼린은 결핵균의 ATP 합성을 방해하여 에너지 대사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ATP synthase의 c subunit이 표적) 베다퀼린은 반감기가 길어(5.5개월) 결핵균이 내성을 획득할 위험이 높은 편이다.

 

사용 시 주의할 점은 부작용으로 QT prolongation과 간독성, 그리고 약물상호작용이다. 베다퀼린은 간에서 CYP3A에 의해 대사되기 때문에, 이와 관련 있는 약물을 이미 복용하고 있다면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 델라마니드(delamanid) >

델라마니드는 nitro-dihydro-imidazooxazole 계열 약물이라고 하는데, 나도 잘 모르겠고(...) 그냥 mycolic acid 합성을 억제하는 약물이라고 한다. 이 녀석도 부작용으로 QT prolongation을 가지고 있다.

 

블로그에 올린 2차 항결핵제 중 찾아보니 델라마니드만 명확한 금기가 있는데, 알부민 <2.8 / 강력한 CYP3A 유도제를 복용 중인 경우이다. 강력한 CYP3A 유도제에는 carbamazepine이나 rifampin 등이 있다.

 

+ 추가로 같은 계열 약물 중 프레토마니드(pretomanid)라는 약물도 있는데, 이건 아직 A군 약물이 되지는 못한 것 같다.

 

 

< 리네졸리드(linezolid) >

리네졸리드도 퀴놀론처럼 결핵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쓰이는 항생제이기 때문에, 다른 파트 공부를 먼저 했다면 이미 알고 있을 이름일 것이다. 리네졸리드는 세균의 50S 리보솜 소단위체에 결합하여 세균의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는 항생제이다.

 

리네졸리드를 사용할 때 가장 걸리는 점은, 이 약물을 오래 사용해야 치료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오래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진다는 점이다. 발생할 수 있는 주요 부작용에는 BM suppression과 말초신경병증, 시신경병증이 있다. BM suppression(골수 억제, 혈구 수 감소)은 가역적이라 투약을 중단하면 회복되지만, 신경병증 쪽은 비가역적으로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특히 주의해야 한다.

 

 

참고)

결핵 진료지침 5판 (2024)

이우주의 약리학 강의 제8판

'호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복결핵  (0) 2025.01.11
결핵균 (M. tuberculosis)  (1) 2024.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