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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

칼슘통로차단제 (CCB)

by 빌드스타 의학ver 2024. 11. 9.

다음에 작성할 글의 주제를 찾다가, 대표적인 고혈압 치료 약제인 ABCD를 모두 다루고 싶어졌다. 현재 A와 B(ACEI/ARB, BB)는 다루었으므로, 나머지 C와 D에 대한 글을 순차적으로 작성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C인 CCB를 다루고, 다음 글에서는 D인 diuretics를 다룰 예정이다. 그나저나 이뇨제면 신장 카테고리를 만들어 그쪽에 글을 작성해야겠네?

 

칼슘통로차단제_CCB

 

1. 칼슘 통로 (Ca channel)

세포에는 전해질이 통과할 수 있는 여러 통로가 있다. 그중 칼슘 통로(Ca channel)는 당연히 칼슘 이온이 세포를 드나들 수 있게 하는 통로인데, 세포 밖의 칼슘 농도는 세포 안보다 높으므로 기본적으로 칼슘 통로는 열리면 세포 내로 칼슘이 유입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칼슘 통로는 통로를 여는 기전에 따라 전압 작동 칼슘 통로(voltage-operated Ca channel)와 수용체 작동 칼슘 통로(receptor-operated Ca channel)로 나눌 수 있다. 심혈관계에서 중요한 통로는 전압 작동 칼슘 통로, 그중에서도 L형 칼슘 통로이다. (L형 이외에는 N형, T형 등이 있다.)

 

심혈관계의 세포에 칼슘이 유입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먼저 심장의 경우 유입된 칼슘은 세포 내 소기관인 근소포체(sarcoplasmic reticulum)에 있는 라이노딘 수용체(RyR)를 활성화하여 근소포체에 저장되어 있던 칼슘이 추가로 세포질로 방출되게 한다. 이를 칼슘 유도성 칼슘 방출(Calcium-Induced Calcium Release, CICR)이라고 하는데, 방출된 칼슘은 트로포닌 복합체에 결합하여 심근 수축을 일으키게 된다.

 

혈관 평활근의 경우 유입된 칼슘은 칼모듈린(calmodulin)이라는 단백질과 결합하여 칼슘-칼모듈린 복합체를 형성하고, 이는 다시 MLCK(myosin light chain kinase)를 활성화하여 평활근 수축을 유도하게 된다. 너무 복잡하니 그냥 칼슘은 심장 근육과 혈관 평활근의 수축에 관여한다고만 알아 두자. (이를 통해 혈압과 심박수가 조절되게 된다.)

 

 

2. 칼슘통로차단제 (Ca channel blocker)

앞서 말한 칼슘 통로(주로 L형 칼슘 통로)를 차단하는 약물이 바로 Ca channel blocker(CCB)이다. 이 약물을 사용하면 칼슘 통로가 차단되어 세포 내로 칼슘의 유입이 줄어들게 되므로 심혈관계 세포 내에서의 칼슘의 효과를 억제할 수 있는데, 즉 심장의 수축력을 감소시키고 혈관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혈관 확장의 경우 동맥에서 주로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CCB는 고혈압, 협심증, 부정맥(빈맥) 등의 심혈관 질환의 치료에 사용한다. 혈관을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레이노 현상(Raynaud's phenomenon)이 발생하였을 때도 사용한다. (레이노 현상은 여기서는 그냥 과도한 말초 혈관 수축이라고만 알아두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CCB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DHP 계열과 Non-DHP 계열이다. 두 계열의 차이점은 DHP 계열은 주로 혈관에 작용하게 되고, Non-DHP 계열은 주로 심근에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굳이 사용처를 나누자면 DHP 계열은 고혈압이나 협심증 치료에 주로 사용하고, Non-DHP 계열은 부정맥 치료에 주로 사용하게 된다.

 

대표적인_칼슘통로차단제_종류
칼슘통로차단제의 종류(대표적).

 

참고 1) 암로디핀 복용 용량

내신이나 국시 문제를 풀다 보면 종종 암로디핀을 복용 중인 환자가 나오는데, 용량까지 표기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추가로 알아 두자면 암로디핀의 용법은 「성인 기준 1일 1회 5mg, 환자의 반응에 따라 10mg까지 증량할 수 있음」이다. 10mg 복용 중인 환자에서 solution으로 암로디핀 증량을 고르지 말자.

 

[부작용]

이런 약물은 효과뿐 아니라 사용 시 부작용 또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부종(edema)이 있고, 이외에도 두통, 안면홍조, 어지러움 그리고 저혈압과 서맥 등이 부작용으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앞서 말한 두 계열의 차이점까지 고려한다면, 혈관 확장이 주로 일어나는 DHP 계열의 경우 특히 부종이 발생하기가 쉬울 것이고, 심근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Non-DHP 계열은 서맥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기 쉬울 것이다. 이를 유의해서 약물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참고 2) 부종 발생 기전

혈관이 확장되면 혈류량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모세혈관 내의 압력(정수압)도 증가하게 된다. (특히 CCB의 경우 정맥보다 동맥이 더 확장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있는 모세혈관 압력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모세혈관 압력이 증가하게 되면 혈관 내의 체액이 조직으로 더 많이 이동하게 되어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기전으로 발생하는 부종은 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로 하지(다리나 발목)에 발생하게 된다.

 

 

참고) 이우주의 약리학 강의 제8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