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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교감신경계 작용 약물 #2 (항아드레날린성 약물)

by 빌드스타 의학ver 2024. 10. 19.

앞선 글(링크)에서 교감신경을 항진하는 약물인 아드레날린성 약물에 대하여 다루었고, 이어서 이번 글에서는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약물인 항아드레날린성 약물에 대하여 다룰 예정이다.

 

처음에는 하나의 글에 내용을 모두 작성하려 했다. 그러나 작성 중 생각보다 분량이 많다는 걸 깨달았고, 또 생각해 보니 beta blocker를 다루는 글은 따로 있는 게 더 좋을 것 같기도 해서 1편/2편 구성으로 나누었다. 그래서 목차도 이어서 3번부터 시작한다.

 

교감신경계약물2_항아드레날린성약물

 

3. 항아드레날린성 약물 (Adrenergic antagonist)

교감신경계의 활성을 억제하는 약물은 항아드레날린성 약물 / 아드레날린 길항제(adrenergic antagonist)라 부른다. 말 그대로 교감신경 억제제라는 말도 많이 사용한다. 이것도 굳이 분류를 하자면 수용체 봉쇄제(receptor blocker)와 신경세포 봉쇄제(neuron blocker)로 나눌 수 있긴 한데, 후자는 임상적으로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생략하였다.

 

알파 차단제 (Alpha-blocker)

아드레날린 수용체 중 알파(α) 수용체를 봉쇄하는 약물이다. α₁ 수용체와 α₂ 수용체를 모두 봉쇄하는 약물과 α₁ 수용체만을 봉쇄하는 약물이 있다.

 

(1) nonselective α-blocker

 

비선택적으로 α₁ / α₂ 수용체 모두를 봉쇄하는 약물에는 페녹시벤자민(phenoxybenzamine)과 펜톨아민(phentolamine)이 있다. 두 약물의 차이점은 페녹시벤자민은 비가역적으로 수용체 봉쇄를 하기 때문에 효과가 오래 나타나고, 펜톨아민은 가역적으로 수용체 봉쇄를 하기 때문에 효과가 짧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페녹시벤자민의 작용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페녹시벤자민은 α₁ 및 α₂ 수용체 모두를 봉쇄하지만, α₁에 대한 봉쇄 작용이 α₂에 대한 작용보다 강하다. α₁ 수용체의 봉쇄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어 혈압이 내려가게 되고, 이로 인한 반사성 교감신경 활성 증가로 심박수와 심박출량은 증가하게 된다. (α₂ 수용체가 봉쇄되어 NE의 유리 억제가 사라지므로 교감신경 활성화가 일어나기 용이하다)

 

그러면 이 약물은 언제 사용해야 할까? 주로 사용하는 질환은 크롬친화세포종(pheochromocytoma)이다. 크롬친화세포종에 대해서는 나중에 내분비 쪽에서 다룰 예정이지만, 여기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부신 수질에서 종양이 발생해서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을 과도하게 분비하게 되는 질환이다. 이전에 올렸던 아래 사진을 보자.

 

자율신경계_신경전달물질_모식도_2번째사용
"자율신경계의 구조와 역할" 게시물에 사용했던 이미지. 참고로 내가 직접 만들었다.

 

저기 부신 수질에서 분비되는 E와 NE가 보이는가? 저것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분비되는 질환이다. 그러므로 크롬친화세포종 환자에서는 과도한 교감신경의 활성으로 고혈압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때 수술 전 혈압을 조절하기 위하여 주로 사용하는 약물이 페녹시벤자민이다. 사실 무조건 페녹시벤자민을 사용하는 건 아니고 아래 있는 α₁-blocker를 사용해도 무방하기는 하다. 그래도 장시간 안정적으로 혈압을 조절하기에는 페녹시벤자민이 가장 좋아서 (수용체 봉쇄가 비가역적이라서) 많이 사용한다고 알고 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페녹시벤자민만 투여하면 앞서 말한 대로 심박수와 심박출량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나므로 실제로는 이후에 추가로 베타 차단제를 추가로 투여하여 심장 활동을 억제하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언젠가 내분비 쪽에서 다루는 걸로...

 

 

(2) α₁-blocker

 

페녹시벤자민과 같은 nonselective α-blocker와의 차이점은 α₂ 수용체의 봉쇄 여부뿐.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춘다는 핵심 효과는 동일하다. 앞서 페녹시벤자민의 경우 α₂ 수용체가 봉쇄되어 NE의 유리 억제가 사라지는 바람에 교감신경의 활성화가 일어나기 용이하다고 했는데, α₁-blocker의 경우 그렇지 않기에 관련 부작용(빈맥 등)이 적게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다.

 

해당하는 약물로는 프라조신(prazosin), 테라조신(terazosin), 독사조신(doxazosin) 등이 있다. 고혈압 치료에 사용하는 것 이외에도 이 약물들은 전립샘비대증(BPH)에서 배뇨 증상을 완화하는 데도 사용된다. α₁ 수용체에는 방광 및 전립선 평활근을 수축시켜 배뇨를 억제하는 기능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탐술로신(tamsulosin) 같은 약물은 전립선에 있는 α1A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이 높고 혈압에 대한 작용은 적은 편이다.

 

 

+ 추가로 알파 차단제를 사용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점이 있는데 바로 기립성 저혈압이다. 알파(α) 수용체의 봉쇄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면 자리에서 일어나는 등 갑작스러운 체위 변화 시 뇌로 가는 혈류량이 부족하게 되어 어지럼증이나 심하면 실신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복용 초기에 자주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참고 1) CPX
CPX를 하는데 주증상이 syncope인 환자가 history상 BPH 같은 비뇨기계 문제가 있다? 이럴 경우 복용 약물에 α₁-blocker가 있고 이로 인해 orthostatic syncope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참고 2) α₂-blocker
- 요힘빈(yohimbine)은 α₂ 수용체에 경쟁적으로 작용하는 선택적 길항제이다.

 

 

베타 차단제 (Beta-blocker)

아드레날린 수용체 중 베타(β) 수용체를 봉쇄하는 약물이다. 작용 부위에 따라 3세대로 나눌 수 있는데, 베타 차단제에서 요구되는 핵심 기능은 심장에 작용하여 심장 기능을 억제하는 것이므로 어떤 세대든지 β₁ 수용체는 무조건 봉쇄하게 된다.

 

β₁ 수용체의 핵심 기능은 심박수 증가 및 심근 수축력 증가이므로, 베타 차단제를 사용하게 되면 반대로 심박수가 감소하고 심근 수축력이 감소하여 심박출량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주로 심장 질환에서 치료제로 많이 사용하게 된다.

 

심박출량은 혈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심박출량이 감소하게 되면 혈압도 내려가게 된다. 또한 β₁ 수용체는 신장에서 레닌 분비를 자극하는데, 이는 혈압을 올리는 RAS(renin-angiotensin system)를 활성화시키므로 이를 차단하여 혈압 상승을 추가로 억제하게 된다. 따라서 고혈압의 치료에 있어 베타 차단제는 중요한 약물 중 하나이다. (RAS에 대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

 

주요 부작용으로는 저혈압이나 서맥, 피로, 어지럼증, 수족냉증, 수면 장애, 발기부전 등이 있다. 특히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과 같은 비선택적 베타 차단제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다른 약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높다.

 

classification_of_beta_blockers
베타 차단제의 세대 구분. 이렇게 분류하지 않고 비선택적/선택적 약물로 나누기도 한다.

 

 

(1) 1세대 베타 차단제 (nonselective)

 

주요 약물로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 나돌롤(nadolol), 티몰롤(timolol) 등이 있다. 이 약물들은 β₁과 β₂ 수용체 모두를 봉쇄하게 되는데, 앞선 글에 써 놓았지만 β₂ 수용체에는 혈관 확장의 기능이 있다. 따라서 프로프라놀롤 같은 약물을 복용하면 초기에 혈관이 수축하여 약간의 말초혈관 저항 증가가 발생하게 된다. 다만 이 현상은 약물 복용 초기에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장기간 복용 시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약물인 프로프라놀롤은 다양한 질환에서 널리 사용된다. 다음은 대표적인 사용처이다.

 

- 고혈압이나 부정맥, 협심증 등의 심혈관계 질환

- 갑상샘기능항진증

- 본태성 떨림

- 편두통의 예방

- 과도한 불안이나 긴장 시 발생하는 두근거림과 같은 신체 증상의 예방 및 완화

 

심혈관계 질환이 아닌 경우에 프로프라놀롤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부작용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앞서 말한 저혈압과 서맥은 물론이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저혈당 증상을 놓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고, β₂ 수용체의 봉쇄로 인해 기관지 수축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천식이나 COPD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참고) 베타(β) 수용체와 안방수(aqueous humor)
- 베타(β) 수용체는 눈에서 안방수의 생성에 관여한다. 따라서 티몰롤과 같은 베타 차단제를 사용하면, 안방수 생성을 억제하여 안압 상승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녹내장 치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2) 2세대 베타 차단제 (β₁-selective)

 

주요 약물로 아테놀롤(atenolol), 메토프롤롤(metoprolol), 비소프롤롤(bisoprolol) 등이 있다. 2세대 베타 차단제는 β₁ 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1세대와 달리 기관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상대적으로 천식이나 COPD 환자에게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고용량으로 사용할 경우 β₂ 수용체 봉쇄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에 유의.

 

 

(3) 3세대 베타 차단제 (vasodilatory)

 

3세대 베타 차단제는 기본적인 베타(β) 수용체 봉쇄 이외에 추가적으로 혈관 확장 효과를 가지고 있다. 카르베딜롤(carvedilol)이나 라베타롤(labetalol)은 β₁과 β₂ 수용체뿐만 아니라 α₁ 수용체도 함께 봉쇄하여 혈관 확장 효과를 나타내고, 네비볼롤(nebivolol)은 NO 생성을 촉진하여 혈관을 확장시킨다. (자세한 기전은 생략하겠는데, 산화질소(NO)는 혈관 평활근에서 cyclic GMP를 생성하여 혈관을 확장시키는 데 기여한다)

 

 

일단 베타 차단제에 대해서는 여기까지만 작성하고, 이후 추가로 심혈관계 글을 작성하면서 생각나는 내용이 있으면 나중에 관련 내용을 더 추가하도록 하겠다.

 

 

참고) 이우주의 약리학 강의 제8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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